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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잡은 갈치를 입속에... 현대판 ‘나는 자연인이다’ 준아 [김지혜의 ★튜브]

유튜브 콘텐츠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요즘, 뭘 봐야 할지 모를 때 다들 있죠? ‘김지혜의 별튜브’가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를 선별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갓 잡아 올린 갈치를 생으로 씹어 먹고, 패밀리 레스토랑의 수프를 국밥처럼 비워내는 남자, 요즘 말로 ‘테토남’(테스토스테론 넘치는 남자)의 정석인 유튜버 준아가 본격적으로 채널 운영한 지 1년 만에 기하급수적인 성장세를 보이더니, 현재 60만 구독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경상남도 김해시에 거주하는 준아(본명 서덕준)는 야외에서 직접 포획한 야생동물, 물고기, 또는 시장에서 공수한 식재료를 이용해 요리하는 방송을 주요 콘텐츠로 삼고 있다. 주로 아프리카TV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그중에서도 재미있는 ‘엑기스’ 장면만을 편집해 유튜브 쇼츠나 미드폼 영상으로 제작하는 방식을 취한다.

사진=‘준아’ 유튜브 채널 캡처.

조회수 181만 회를 기록한 ‘백숙 면제권’ 영상에서는 준아의 자연 친화적인 면모가 잘 드러난다. 병아리 두 마리가 그의 어깨에 앉아 입과 머리를 쪼아대자, 그는 “공짜로 양치도 받고 이도 제거해 준다”며 이들에게 ‘백숙 면제권’을 선사했다. 일단 동물들과의 ‘케미’가 남다르다. 조회수 131만 회를 올린 ‘밤류탄’ 편에서는 연탄에 굽다 터진 밤 소리에 키우던 강아지가 주인을 버리고 줄행랑치는 모습이 연출되어 웃음을 주었다. 또한 아침 식사를 방해하는 염소에게 뿔 박치기로 승부를 겨루는 등 현대 사회에서 보기 드문 장면들이 보는 이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했다.

특히 그는 주로 숯불에 구이를 즐겨 먹는데 일반적인 토치 대신 대형 LPG 가스통에 연결된 화염방사기 수준의 초대형 토치로 불을 피운다. 불길이 너무 세다 싶으면 소주나 사이다를 한 움큼 입에 물고 뿜어서 끄는 ‘상남자’의 면모를 과시한다. 다소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콘텐츠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특유의 마음 편안해지는 영상미, 뛰어난 드립력, 그리고 귀여운 가축들과의 합방 등 때문에 한번 채널에 ‘입덕’하면 출구 찾기가 힘들다는 평가다.

가끔 시내로 나가 각설이 행세를 하는 모습도 보인다. 길바닥에 앉아 생당근을 씹어 먹는 그에게,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돈통에 모금 행렬을 이어갔다. 이를 본 구독자들은 “누가 50만 유튜버로 보겠냐”, “아무도 따라 하지 못할 독보적인 캐릭터”, “남들 비트코인 할 때 진짜 코인하는 이 시대의 상남자” 등 유쾌한 반응을 쏟아냈다.
사진=‘준아’ 유튜브 채널 캡처.

2020년 유튜버들의 ‘뒷광고 논란’이 터졌을 때도 ‘준아’는 보법부터 달랐다. 당시 구독자 28만 명을 보유하고 있던 그는 “나는 뒷광고가 영상이 끝나고 맨 뒤에 광고를 넣는 건 줄 알았다”고 해명해 화제가 됐다. 사실 당시 준아는 붉은귀거북, 토끼 간, 야생 비둘기, 비단잉어, 뉴트리아, 살모사 등 충격적인 식재료만 다뤄왔기 때문에 식재료 광고를 받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심지어 겨우내 입고 다녔던 K2 패딩에는 주머니에 미꾸라지, 소금, 까마귀 등을 넣고 다녀 구독자들 사이에서 “제발 광고 좀 받아라”라며 오히려 그의 딱한 처지를 걱정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20대 구독자는 “‘준아’ 채널을 볼 때마다 정말 ‘어지럽다’는 느낌을 받는다. 도대체 이 아저씨는 어떤 영혼을 가졌기에 이렇게 자유롭게 사는가 싶다”며 “한편으로는 모두가 눈치 보고 억압받는 사회에서 ‘준아’ 같은 유튜버들이 더 많아지는 게 차라리 건강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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