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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나 이러려고 만나?”... 한 번쯤은 공감했을 ‘그냥 필름’ [김지혜의 ★튜브]

유튜브 콘텐츠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요즘, 뭘 봐야 할지 모를 때 다들 있죠? ‘김지혜의 별튜브’가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를 선별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외로운 감정 싹 없애려고 보러 왔습니다”

어느덧 3월, 음원차트에 슬금슬금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올라올 시점이다. 솔로들의 마음 한편에는 “연애 하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칠 때이기도 하다. 그런데 영상 하나만으로 “그냥 혼자 사는게 낫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드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구독자 33만명을 보유한 ‘그냥 필름’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연애의 이면을 들춰내며 시청자들에게 “솔로 만세”를 외치게 만든다.
사진=유튜브 채널 ‘그냥 필름’ 캡처.

‘그냥 필름’은 주로 남자 시선에서 본 연애를 스케치 코미디와 숏폼 웹드라마로 풀어낸다. 채널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양양 시리즈’ 덕분이다. 헌팅의 성지로 불리는 양양으로 여자친구 몰래 여행을 떠난 남자들이 절친과의 통화 한 통에 꼬리가 밟히는 과정을 짧지만 스릴 넘치게 연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배우 조민수와 권재진을 주축으로 커플 간의 사소한 다툼과 집착을 집요하게 다루며 탄력을 받고 있다. ‘이제 너 인생에 다른 X은 없어’, ‘나 이럴려고 만나?’, ‘도대체 어디까지 보고해야 됨?’ 등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영상들은 올렸다 하면 조회수 100만 회를 가볍게 넘긴다.
사진=유튜브 채널 ‘그냥 필름’ 캡처.

지난해 11월 업로드된 ‘도대체 어디까지 보고해야 됨?’ 편을 보자. 입가에 묻은 침을 닦을 새도 없이 여자친구 민수의 전화를 받고 기상하는 재진. 피곤함이 가득하지만 목소리만큼은 밝게 톤을 높인다. 하지만 전화기 너머 민수의 반응은 서늘하다. 어제 몇 시에 잤는지 보고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시달리던 재진은 민수의 눈치를 보며 먹고 있던 아침밥 사진을 찍어 보낸다. 사진을 본 민수의 표정은 더 굳어진다. “왜 갑자기 삼겹살을 먹는 건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며 또다시 토라진 것. 5분간 이어지는 숨 막히는 잡도리 끝에 재진은 결국 폭발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게”라는 선전포고와 함께 재진이 보낸 건 다름 아닌 본인의 배변 사진. ‘그냥 필름’ 특유의 지독한 유머가 터지는 순간이다.
사진=유튜브 채널 ‘그냥 필름’ 캡처.

민수에게 기가 빨릴 때마다 재진의 입술색이 하얘지거나 피부에 개기름이 올라와 머리가 떡지는 디테일은 이 채널의 확실한 웃음 포인트다. 쇼핑은 좋아하지만 정작 물건은 사지 않는 민수 때문에 양말에 구멍이 날 때까지 걷는 재진의 이야기를 담은 ‘현재 운동 중이신가요?’ 편도 이런 연출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재진에게 위기가 닥칠 때마다 대조적으로 흐르는 감미로운 배경음악은 ‘그냥 필름’ 영상에서 빠질 수 없는 시그니처다.

초창기부터 채널을 지켜본 한 구독자는 “자칫 불편할 수 있는 소재를 오히려 과하게 밀어붙여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실제 같아서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고 매력을 꼽았다. 연애의 달콤함 대신 씁쓸한 현실을 비벼내며 솔로들에게는 위안을, 커플들에게는 경각심을 주는 ‘그냥 필름’의 성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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